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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인수·합병(M&A)은 주가를 띄우는 호재로 떠오르기 일쑤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따근따근한 M&A 정보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객장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M&A 정보를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도리어 막대한 손실을 본 사례가 어디 한둘인가.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개인투자자들도 지분 참여를 통해 M&A에 동참해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투자상품인 ‘스팩’이 국내에서도 탄생했기 때문이다. 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Specified Purpose Acquisition Compan·SPAC·스팩)의 주식이 국내에서도 3월 초부터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거액 자산가나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투자펀드(PEF)와 달리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투자로 M&A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인수·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스팩은 다른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한다. 공모로 발행한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 등 거래소에 상장한 법인이다. 일반적으로 스팩은 주식회사 설립-기업 공개 및 상장-합병 대상 기업(주로 비상장사) 발굴과 M&A-합병 성공 또는 실패 후 정리 등 4단계를 거친다.
이문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스팩이 우회상장 수요를 흡수하고 인수·합병을 활성화해 자본시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반투자자는 물론 비상장기업, 증권사 등 시장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획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보면 상장된 스팩의 주가는 합병 성사 전까지 공모가와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우량 기업과의 합병에 성공할 경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스팩 시장의 추이를 보면 약 2년 동안 연간 10%~30%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스팩제도가 첫 도입된 한국시장에서의 수익률에 대해서는 다소 낮춰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규모에 따라 M&A전략 달라”=‘대우증권그린코리아’와 ‘동양밸류오션’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섰고, ‘미래에셋제1호’와 ‘현대PwC드림투게더’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교보, 우리, 신한, SK, 한국, 삼성, 하이투자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도 SPAC설립을 추진 중이다.
증권사 기업공개 담당자들은 대우·동양증권의 스팩는 ‘안정형’, 미래에셋·현대증권은 ‘공격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와 동양증권은 공모 규모가 각각 875억원과 450억여원에 달하지만 미래에셋과 현대증권은 200억원 정도다. 현행법상 스팩은 예치자금 대비 80% 이상의 주식가치를 가진 기업을 합병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형 스팩’은 인수대상 기업 가치가 1000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규모가 커 의사결정 과정도 더디고 주가 상승폭도 제한적이겠지만 안정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공격형 스팩’은 400억∼1000억원 범위 내에서 인수대상을 고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속한 인수·합병이 장점이나 주가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고수익을 내려면 매매 타이밍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대상”=국내 스팩은 모두 녹색기술이나 바이오 등 최첨단 산업에 속한 유망기업들을 M&A 대상으로 꼽고 있다. 스팩 경영진들이 과거 M&A에서 얼마나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는지 점검해봐야 할 이유다.
스팩의 법정 존립기간은 3년으로, 3년 내에 M&A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현재 상장 준비 중인 4개의 스팩은 모두 공모자금의 95∼96%를 금융기관에 예치한다. 따라서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의 95%는 건질 수 있다. 여기에 예치기간 중 이자를 고려하면 사실상 원금의 100%가 보장된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다만 3년 이내 청산될 경우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도에 손절매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팩 투자의 관건은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M&A 성공 여부에 달렸다. 실제 합병이 성사되기 전까지 거래량도 적고 주가 흐름도 밋밋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M&A가 성사되면 시세차익은 물론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2∼3년 정도 장기투자가 가능한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블로그 www.gij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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