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위대한 경제학자다. 그는 1999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20대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으며, 사회학자 슘페터는 그를 '10대 경제학자' 대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케인즈가 1940년 중후반부에 생을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학계에는 현재까지도 그의 이름을 딴 '케인즈학파'가 큰 줄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자로서 드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케인즈가 주식투자로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의 동료 재무관 니콜러스 데이븐포트는 "투기에 대한 동물적 직감이 케인즈를 위대한 경제학자로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였는데, 실제 케인즈는 1928년부터 1945년까지 영국의 킹스 칼리지에 기탁된 장학기금을 운용하는 동안 연평균 1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의 주식시장이 연 평균 0.5% 하락했다는 점과 1929년 세계적 경제 대공황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의 성과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케인즈가 대폭락장에서도 이처럼 높은 수익률은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그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면, 케인즈는 여러 종목을 조금씩 보유하기 보다는 일부 종목에 한정해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투자자와 주식 사이는 부부 관계와 같아야 한다(장기적으로 보고 가치투자를 해라)"는 유명한 투자 격언을 남긴바 있다.
또한 케인즈는 매매 타이밍에 있어서도 대중의 의견과는 반대방향으로 거래했다. 모든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낙관하면 그는
보유주식을 모두 매도했으며, 반면 주식시장에 온통 비관론이 가득하면 과감히 매수하는 편에 섰다. 즉, 주가하락을 '좋은 주식을 값싸게 매수할
기회'로 여긴 것이다.
이러한 역발상 전략으로 케인즈는 엄청난 투자성과를 거뒀다. 1919년 1만6천파운드(약 3천2백만원)였던
그의 순자산이 사망하기 직전인 1940년대 중반 41만파운드(약 8억원)까지 늘어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편, '역발상
투자'는 워렌 버핏을 비롯해 존 템플턴, 고레가와 긴조, 피터린치, 켄 피셔 등 수많은 주식대가들이 구사해 성공을 거둔 전략이기도 하다.
그 중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봄의 신호를 기다리다가 봄은 지나간다"며 한발 빨리
투자하라고 강조한바 있다. 실제 그는 세계적으로 불황인 현 시점에서 골드만삭스와 GE 등에 투자했고, 미 국채에 묻어두었던 개인 재산을 동원해
미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