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소장미술품 전시공간인 한은갤러리는 25일부터 아홉 번째 기획전인 “꽃과 여인”전(주요작품은 사진참조)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은갤러리는 2002년 6월 개관 이후 그 동안 8차례의 기획전을 통해 한국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수준 높은 미술작품들을 일반국민들에게 꾸준히 소개해왔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여인과 꽃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여 회화 17점과 조각 2점 등 총 1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들 작품들은 수줍은 어린 소녀와 성숙한 여인, 그리고 자상한 어머니까지 다양한 여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독특한 형태와 풍부한 색채 감각으로 아름다운 꽃을 묘사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여인들의 삶의 모습과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투영된 꽃 그림들을 통해 깊고 그윽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 소장 예술품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bodo@segye.com
“꽃과 여인”展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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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 소 :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2층 「한은갤러리」
― 위 치 :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 3가 110번지 한국은행 본점 내
― 교통편 :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7번 출구),
지하철 4호선 회현역(7번 출구)
2. 기 간 : 2005년 11월 25일(금) ~ 2006년 5월 7일(일)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 휴 관 일 : 월요일, 공휴일, 근로자의 날, 12월 29일~다음해 1월 2일
다만, 공휴일(설날 및 추석 연휴 제외)이 토요일 또는 일요일인 경우에는 개관
― 입 장 료 : 없음
3. 전시작품 : 인물화 및 정물화 17점, 구상조각 2점
4. 주요 전시작품 소개
◎ 수변(水邊)
By the Waterside, Hyoung-Gu Shim, oil on canvas
심형구(1908~1962) 캔버스에 유채 127.5×159.7 1937
작가가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37년 제17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특선을 수상한 작품이다. 하얀색 저고리와 검은 치마, 붉은색 댕기를 하고 하얀 앞치마를 두른 채 물동이를 잡고 수줍게 돌아서 있는 소녀가 작품의 주인공이다. 뛰어난 데생력과 안정된 구도, 그리고 이와 잘 어우러지는 색상의 사용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 젖어들게 해준다. 멀리 보이는 물가와 나뭇잎에 사용된 청색은 소녀의 살색과 땅의 황갈색과 대비를 이루어 안정감을 주며 하얀색 저고리와 앞치마에 사용된 흰색은 포인트 색상으로 사용되어 어둡고 칙칙해지기 쉬운 그림을 산뜻한 그림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1908년 서울에서 태어난 심형구는 일본 동경미술학교에서 유학하였으며, 1945년 이화여대에 미술대학을 창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애석하게도 54세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였다.
◎ 독서하는 여인
A Lady Reading, In-Seung Kim, oil on canvas
김인승(1911~2001) 캔버스에 유채 90.7×116.4 1953
1953년 작가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출품한 작품으로, 작가가 즐겨 그렸던 여인 초상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 보다는 서양인의 풍모에 가까운 아름다운 여인이 다소곳이 의자에 앉아 오른손에 책을 든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발그레하게 홍조 띤 여인의 얼굴과 붉은색 상의에 잘 어울리는 검은색 스커트의 색상 대비가 매우 안정적인 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묘사력에 풍부한 색채감각까지 겸비하였던 그는 인물 초상화 분야의 대가로 평가 받았으며 이후 그의 인물화는 후배 작가들의 인물화 제작에 하나의 전형이 되었다. 개성 출신인 김인승은 1930년대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하면서 조선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는데, 1960년대까지는 인물화 제작에 집중하였고 이후에는 풍경 내지 정물화 특히 장미 그림을 많이 그려 장미의 화가로도 알려졌다.
◎ 새를 날리는 여인
Ladies Releasing Birds, Hyung-Guen Kim, lithograph
김형근(1930~ ) 판화 65×55 1983
반라의 이국적인 풍모를 한 두 여인이 새를 날리는 장면을 묘사한 채색 판화 작품이다. 날렵한 선묘로 묘사한 여인과 파스텔 톤으로 채색된 하늘, 구름 속으로 날아가고 있는 새들의 모습은 다소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보여 질 수도 있지만, 이것은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서정성 강한 조형어법의 한 표현이다. 경남 통영 출신인 작가 김형근은 1970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작품 ‘과녁’이 대통령상을 수상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초기 작품은 토속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쪽에 중점을 두어 제작하였는데 미국 유학이후 자연주의에 근거한 로맨틱하고 서정성이 강한 작품을 많이 제작하고 있다.
◎ 어머니 사랑(母情)
Maternal Love, Dong-Pyo Lee, oil on canvas
이동표(1933~ ) 캔버스에 유채 41.5×53.5 199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장면인 사랑하는 자식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거친 필치로 그려진 화면 속의 어머니는 둥글고 완만한 원에 가깝게 묘사되었고,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의 얼굴은 붉은색의 굵은 선묘로 윤곽선을 강조하였다.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작가가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상상속 어머니를 그림을 통해 만나 못다 푼 회포를 풀어보고자 한 것이다. 작가 이동표는 어머니라는 일관된 주제로 그림을 그려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슬픈 그의 개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그는 출생 후 돌도 되기 전 어머니와 사별하였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혈혈단신 남하하여 숱한 고생 끝에 화가로서의 입지를 세우게 되었다.
◎ 정물화
Still Life, Hee-Jae Kim, oil on canvas
김희제(1938~ ) 캔버스에 유채 37×52 1966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으로 처리된 화면에 노란색 계열을 포인트 색상으로 사용하여 강한 명암의 대비가 특징인 작품이다. 일반적인 꽃 그림이 주는 화사하면서도 장식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마치 포효하는 야수 한 마리가 그림 속에 숨어 있는 느낌을 준다. 요동치는 작가의 내적 감정을 강한 붓 터치와 극단적인 색상의 대비를 통해 표현하였다. 꽃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고 단지 색 덩어리로 나타내었는데 야수파의 영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서울 출신인 김희제는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며 국내에서는 19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재외 작가 초대전에 참가하였다.
◎ 정물
Still Life, Soo-Ryong Park, oil on canvas
박수룡(1954~ ) 캔버스에 유채 53×45.5 미상
입체적이고 거친 표면의 질감으로 평면적이기 보다는 입체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푸른색과 검은색을 많이 사용하여 어둡고 음울한 느낌을 주기 쉬우나 꽃이나 화병 그리고 과일의 윤곽선을 흰색으로 처리하여 산뜻하고 맑은 분위기의 화면이 연출되었다. 노란 꽃술의 푸른색 꽃잎으로 그려진 낯선 꽃송이지만 사랑스럽고 어여쁜 자태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남 해남 출신의 박수룡은 조선대 미대를 졸업하고 상경하여 서울에서 활동하였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상하였다. 지방 출신의 화가로서 한국의 토속적인 색채를 살린 독특한 조형어법을 사용한 작품을 발표해 중앙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2년 급성 간경화를 앓으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투병생활을 하였으나 다행히도 지인의 도움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회복한 뒤 작품 제작에 온 열정을 쏟아 붇고 있다.
◎ 연의 찬가
In Praise of the Lotus, In-Hwa Kim, oil on canvas
김인화(1943~ ) 캔버스에 유채 53×41 1995
금방이라도 또그르르하고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물방울이 그려진 연잎 사이로 흰색 연꽃 두 송이와 붉은색 연꽃 한 송이가 고운 자태로 피어난 이름다운 그림이다. 탐스럽게 핀 흰색 연꽃위 잠자리 한 마리가 아슬아슬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매우 서정적으로 그려놓았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탐스럽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고귀한 식물로 여겨져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왔다. 산과 연(蓮)의 화가로 알려진 김인화는 경기도 가평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우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작가가 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79년 친구가 찍은 연 사진에 매혹된 것이 그 출발점이었으며, 특히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 그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 81-4 연(姸)
The Beauty 81-4, Chang-Hee Kim, bronze
김창희(1938~ ) 브론즈 28×30×110 1981
제목에 사용된 연(姸)자의 의미대로 고운 자태가 아름다운 이 조각은 하늘로 향해 치켜 올라간 오른손과 땅을 향해 내리 뻗은 왼손의 동선이 완만한 S자형 곡선을 이루며 리듬감을 전해준다. 한발을 들어 반대편 무릎에 붙이고 발끝으로만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에서 긴장감과 더불어 경쾌함이 전해진다. 날렵하게 꺾어진 여인의 손목은 과장이 심하지만 조각 전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8등신에 가까운 신체비례와 가벼운 몸동작으로 인해 브론즈라는 재료의 무게감을 잊게 해주는 작품이다. 충남 당진 출신인 김창희는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에서 수학하였고 졸업 후 구상 조각을 주로 제작하였다.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여 수차례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으며 모스크바,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초대전을 개최하여 호평을 받았다.
◎ 향촌
Rural Village, Hyun-Ok Baik, bronze
백현옥(1939~ ) 브론즈 40×39×141 1986
향촌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조각은 아이를 업은 소녀의 모습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우는 동생을 달래기 위해 등에 업고 동구 밖까지 나와 일 나간 어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소녀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고향집에 있던 누이가 연상되는 것은 우리의 기억 속에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기 때문은 아닐까. 짧은 앞치마와 맨발의 모습에서는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지만 먼 곳을 응시하는 소녀의 얼굴과 포대기를 잡느라 모아 쥔 두 손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진다. 백현옥은 충남 장항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와 한양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0년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작품이 연속으로 입상하여 각광을 받았다. 초기에는 모더니즘에 심취하여 추상조각을 많이 제작하였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는 구상으로 선회하여 많은 구상작품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