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인터넷 통제 법률을 연달아 발의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한나라당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31일과 지난 3일 사이버 모욕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개정안을 한꺼번에 발의하였다.
법무부 장관이 도입을 천명한 지 석달 만에 이번에 한나라당에서 발의한 사이버 모욕죄는 개정안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피해자의 고소 없이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었다는 점이 같다. 광우병 괴담 수사나 광고지면 불매운동이 그러했듯 수사당국이 인지하면 일단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신고 없이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모욕'이란 일반인에 대한 모욕일 리가 없다.
그래서 수사권력의 정치적 남용과 경찰국가의 도래가 우려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광우병 괴담은 법원에 의해 무죄로 판결났지만 정치적 목적에 의한 수사는 게시당사자에게 심대한 고통을 끼쳤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는 글을 쓰지 말라는 엄포나 다름 없이 들리지 않았던가. 말 그대로 국민들을 '위축'시키고 자기검열하도록 하는 신종 검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도 큰 문제이다. 17대 국회에서는 논란 끝에 폐기되었던 내용 그대로 다시 발의가 된 것이다. 이 법안은 휴대전화, 인터넷전화 등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감청 설비를 갖추어야 하고, 인터넷 로그기록 등 통신자료도 보관하고 있다가 수사기관에 협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때문에 올 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감청이 상시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는 인식을 조성하면서 국민의 사생활 및 프라이버시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고 통신사업자에 의한 악용 소지가 있다"는 문제점과 "사업자에게 통신자료를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보관케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에 역행하고 법제정 취지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대하였었다.
휴대전화, 인터넷 등 국민 실생활과 가까운 통신수단이 통신사업자와 수사기관에 의해 늘 감시받는다면 어느 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 법안을 '대통령실 중점 관리 대상 법률안'으로 분류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여당에 강력 요청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법안들을 정부와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 뿐이다.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촛불 시위가 일어난 직후부터 인터넷을 '부정적 여론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네티즌을 추적하는 등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문화부는 '인터넷 조기 대응반'을 통해 인터넷에서 정부 비판적인 게시물과 댓글을 쓴 네티즌을 매일 검찰 경찰 국세청 등 42개 정부기관에 전송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났으며, 경찰 역시 '인터넷 대응팀'을 운영해 왔다. 이번 입법안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보다 편리하게 국민을 통제하기 위하여, 대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미디어를 통제하겠다는 정치적 야욕의 결정판인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모든 사람의 미디어이다. 국민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의도만이 앙상한 악법들은 인터넷의 자유로움을, 더 나아가 이땅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질식시킬 것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꿍꿍이를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