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가계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가계는 대출이자까지 오르면서 속이 타들어간다.
소득은 제자리 걸음인데 소비자물가와 대출이자가 뛰면서 서민의 실질소득은 쪼그라 들고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학자금대출 등 생계형 대출이자는 도미노식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계선상에 있는 서민가계에는 ‘부실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여유 자금은 커녕 적자 살림이 아닌게 다행이기 때문이다.
◆급등하는 생계형 대출 이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31일 발표 예정인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연 8%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8%로 정해진다 해도 지난 1학기 7.65%보다 0.35%포인트나 오른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학자금 대출 금리는 5년물 국고채 금리에 가산금리, 유동화 비용을 더해 결정된다. 국고채금리는 지난 4월 5.0% 부근까지 내려갔지만 최근에는 5.9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한다.
정부가 매 학기별로 달라지지 않는 장기고정금리형 학자금 대출 마련을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2학기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8%대의 고금리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자를 제 때에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실화 우려를 반영해 신용대출금리도 상승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의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연 6.54∼11.87%로, 4월보다 평균 0.23%포인트 올랐다. 기업은행도 4월 7.17~13.17%였던 신용대출 금리를 7.32~13.32%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세의 영향을 받으며 대출금리 상한선이 6개월만에 8%선을 돌파했다. CD금리는 이달초 5.37%에서 29일에는 5.66%로 0.29%포인트나 올랐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8.00%(6.62∼8.02%)를 돌파했다. 신한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8%를 넘어선 것은 지난 1월말에 이후 처음이다.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도 CD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최고 금리를 8% 이상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이용자 중 95%는 변동형을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CD금리 상승은 대출이자부담 증가로 바로 이어진다.
수도권의 1인당 평균 대출이용 금액은 1억2000만원선.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 120만원, 월 10만원 더 이자를 물어야 한다.
◆고금리특판예금 서민에겐 ‘그림의 떡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지만 최저 가입금액이 너무 높아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8일부터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5.1%의 금리를 주는 MMDA 상품인 하이런 1호를 1조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원으로,
서민 금융소비자들이 가입하기에 문턱이 너무 높다. 외환은행도 29일 특판정기예금을 내놓으면서 개인의 최저 가입금액을 1000만원으로 정했다.
반면 수협은행은 ‘독도사랑해(海) 예금’의 경우 6개월이상 가입시 연 6.3%, 1년제 가입시 6.5%의 고금리를 제공하지만 최저 가입액은 100만원으로 잡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의 상당수가 최저 가입액을 1000만원으로 설정하고 있어 여유 자금이 없는 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계 은행에서 서민 금융소비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금융감독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진석기자 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