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금융계에 다시 돌아온다. 지난해 3월 우리은행을 떠난 지 1년4개월 만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재편과 국제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확정된 황 회장내정자는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과 계열사의 경영을 떠맡은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황 회장이 금융지주회사의 회장을 맡은 것은 우리은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황 내정자는 “KB금융은 우선 전략적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외환은행 인수가 1차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영업을 확대해 금융 국제화에 앞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격적으로 발표된 초대 회장 내정에 대해 “다소 놀랐으며 변화를 상당히 기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회장에 취임하면 비은행 부문의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경영방침의 일단을 내비쳤다.
황 내정자는 또 “처음부터 은행에서 시작하지 않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구성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강정원 행장과 잘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강 행장도 이날 황 회장에게 “축하한다”며 함께 국민은행을 발전시켜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황 내정자는 KB지주회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은행이 영업을 주도하고 지주회사는 조용히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은 애초 회장과 행장이 분리돼 있었지만 사정상 임시로 겸임한 것일 뿐 금융지주사는 회장과 행장이 할 일이 따로 있기에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강한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중요 사안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함으로써 오히려 부담을 더는 측면도 있다”며 “계속 공부하고 이사회와 상의해서 전략과 방향을 함께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내정자는 “우리금융 등 다른 은행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 이익을 증진시키고 조직을 발전시키도록 할 것”이라며 “그동안 금융업계는 제조업에 비해 경쟁 강도가 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KB, 우리, 신한금융지주 등 3대 금융지주사가 금융시장 개편의 주역으로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은 덩치가 크지만 우리금융이나 신한지주에 비해 선진 금융시장 조성에 미흡했기에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입성을 노조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 행장 선임 때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지만 잘 해결됐다”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황 내정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맡기 전에는 BNP파리바은행과 뱅커스트러스트은행을 거치면서 기업금융과 파생상품 전문가로 이름난 인물이다. 삼성투신운용 사장 시절 삼성생명투신운용과 전격 합병해 대우사태 직후 불어닥친 투신권 위기를 극복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증권 사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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